Upcoming Exhibition

Vincent Manzi : "World of Dew"

12 Jan - 30 Mar 2022

안목기획전

빈센트 만지 <이슬의 세계>슬의 세계


빈센트 만지는 뉴욕과 이스탄불을 기반으로 작업하는 미국 사진가이다. <이슬의 세계>는 16년간의 사진작업을 엮은 결과물이다. 컬러필름으로 촬영하고 현상 후에 직접 스캔하고 디지털 암실에서 자신만의 톤과 분위기를 찾아낸다. 최종 결과물은 잉크젯 프린터로 인화한다.오랜 시간 동안 그는 인화한 사진들을 제본해서 몇 권의 책으로 만든 후, 동료들에게 보내왔다. 자신의 작업을 동료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우리가 하는 창작행위를 '작업'이라 한다면, 그건 우리의 삶 속에서 중요한 가치들과 공존하며 지속되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예술을 어느정도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가, 이 물음은 우리가 한 인간으로서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가와 다를 바 없다. 빈센트 만지의 작업에 대한 감상평 혹은 리뷰는 그의 스승인 필립 퍼키스와 오랜 시간 서로의 작업을 지켜보고 격려해 온 동료 사진가, 서영기로부터 들었다. 


리뷰

빈센트 만지의 사진들 _ 필립 퍼키스 


컬러 사진이 대중화되어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자, 톤과 분위기란 사진의 이상이 사실과 구성으로 대체되었다고 생각한다. 사진이란 매체로 보면 그게 잘된 것이란 확신은 들지 않는다. 


우리가 톤을 생각할 때, 수많은 회색의 계조와 컬러의 계조를 말하고, 소리의 톤, 말할 때의 톤과 분위기를 얘기한다. 빈센트 만지는 여전히 톤과 분위기를 컬러 작업속에서 다루고 있는 몇 안되는 사진가들 가운데 한명이다. 


색은 그의 세계를 전혀 잡아먹지 않았다. 톤과 분위기가 없다면, 예술도 없다. 특별한 종류의 톤일 필요는 없다. 베르미르, 아그네스 마틴 그리고 앨리스 닐 이 세명의 예술가를 생각해보라. 이들은 모두 자신만의 분위기를 만들어냈고 그 작업들은 전부 제각각이다. 


빈센트의 사진들은 대상을 사용해서 - 그것이 사람이든, 도시든, 혹은 자연세게든 - 신비의 감각을 창출해낸다. 그의 작업은 심오하다.


리뷰 

백묵가루처럼 뿌려져 있는 눈 _ 서영기


백묵가루처럼 뿌려져 있는 눈, 산란스러운 빛과 그림자, 나무들. 연기와 안개 속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 여러 표지와 대상들, 그러한 것들이 보이는 태도와 표정....,들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 사람은 자신의 세상이 이처럼 작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고 그것들이 만드는 움직임 속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미지를 빠르게 삭제하는데 익숙한, 요컨데 이미지의 소비가 더 중요한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는 이러한 태도가 낯설겠지만. 그러나 우리는 “이 사진들 속에서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 라고 말할 수 있을까. 


오히려 나는 다른 의견이 있는데, 이 사진들은 마음의 경계 어딘가에서 격렬한 무엇인가가 부딪치면서 하나의 내면이 반응을 하고 변화하는, 어떤 우발적 사건이 펼치는 공간 속의 움직임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즉흥적이면서 극적으로 진행되고 리듬을 타는 사투는 언제나 경계에서 벌어진다. 


그는 어느 순간. 그 짧음의 마디 속에서 움찔하며, 놀라면서, 어디서 오는지 모르는 생각들과 사물을 마주한다. 진정으로 만나게 된다면 생각들과 사물들과 환경은 무엇인가를 지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수많은 암시들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사진 속에서 빈센트 만지는 그만의 경계에 서 있다. 


거리와 늪지, 병원, 바다, 집(사실 암시들 속에서 이것들은 하나다)들은 경계의 안쪽으로 이동하고 빛은, 색은, 형태는, 동작은, 질감은... 합쳐져서 그만의 단층들을 만든다.


그의 작업은 수도자의 삶을 떠올리게 한다. 어느 시대에는 성상이. 그 이미지가, 그 물음이 하루의 삶을 채우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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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목갤러리

가령 사진을 제외한 예술매체로, 서예의 경우, 다른 사람이 그 글씨를 그대로 흉내내서 똑같이 쓴다면, 그것은 모사일 뿐이고, 그림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사진가의 손을 거치지 않은 인화물을 원작이라 볼 수 있을까? 


사진가가 직접 인화한 사진들에는 촬영으로부터 최종인화까지 사진가의 정신과 몸으로 이루어낸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삶과 동반하는 사진작업의 의미는 촬영 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암실이든, 디지털 암실이든 그 안에서 촬영한 것을 끊임없이 바라보고 고민하며 최종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시간 속에 있으며 그것이 안목이 추구하는 작업정신이다. 안목의 벽에 걸릴 사진들은 주로 이러한 정신을 공유하는 사진가들의 작업이다. 이것은 사진작업을 삶의 지난한 노력과 결부시키고 그 노력의 결과가 예술로 통용되기를 지향하는 하나의 태도이며 어떤 주장 혹은 이념을 표방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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