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이루어진
젊은 영화감독의 로드 무비같은
<순간의 이야기들INSTANT STORIES>
빔 벤더스는 우리에게 <파리, 텍사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으로 잘 알려진 세계적인 영화감독이다. 사진가로도 몇 권의 사진집을 출판했는데 이 <순간적인 이야기들INSTANT STORIES>은 그가 촬영한 3500장의 폴라로이드 사진에서 골라낸 403장의 사진들과 39편의 일기같은 기록으로 이루어진 사진집이다.
<도시의 앨리스>에서 남자 주인공 배우가 폴라로이드 SX-70 카메라로 끊임없이 장소와 순간들을 찍고 보는 모습은 바로 감독 자신의 투영이다. 그는 끊임없이 그가 존재했던 곳을 사진을 통해 반추하거나 저장하는 듯이 보였다. 빔 벤더스는 폴라로이드 사진이 전통적인 영화, 사진들과 디지털 매체의 즉각적인 만족 사이의 "잃어버린 연결고리”라고 말한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는 휴대폰 사진과 비슷한 점이 있지만 가장 큰 차이는 휴대폰 사진은 파일의 형태로 휴지통에 버려지지만, 폴라로이드는 물성을 가진 사진을 뽑아낸다는 것이다. 그 물리적인 느낌이야말로 폴라로이드 사진의 경이로움이기도 하다. 사라지는 순간을 부여잡으려는 애처로운 몸짓의 물리적 증거로 당당히 존재하는 것이다.
캐주얼하고 장난감처럼 부담없는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빔 벤더스가 부담없이 촬영한 장면들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그 순간들의 완전한 기록행위로 오히려 스쳐가는 감정과 일상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촬영지로 향하는 길에서, 배우들, 친구들, 개인적인 영웅의 초상화들, 그가 거친 모든 장소, 미국에 대한 인상들… 아마도 그 목록만으로도 한 권의 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시적인 여정들로 가득찬 순간의 이야기들이 모인 이 책은 빔 벤더스 자신의 가장 패기넘치고 자유로웠던 젊은 날의 자서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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