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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희 사진집 『코끼리 정원 The Elephant Garden』
박태희의 두 번째 사진집 [코끼리 정원]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네 차례에 걸친 아프리카 여정 속에서 촬영된 사진들로 이루어져 있다. 탄자니아의 아루샤와 레사카타타, 응고롱고로 국립공원과 잔지바르, 그리고 케냐의 나이로비에 이르는 다양한 장소에서 촬영된 이 사진들은 아프리카의 풍경을 기록한 사진집이 아니라, 사진이 사라진 시간을 현재로 되돌리고, 개인의 내면과 세계의 현실을 동시에 기록한 작업이다.
사진가는 묻는다.
“사진이 형태 없는 빛을 붙잡을 때, 사진에 찍히는 빛은 언제의 빛인가?” _ 107쪽
이 질문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시간이 사진 안에서 어떻게 존재하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사진은 늘 현재를 포착하지만, 셔터가 눌리는 순간 그것은 이미 과거가 된다. 그러나 그 과거는 볼 때마다 다른 몸, 다른 시간, 다른 감각 속에서 새로운 현재를 생성한다. 이 지점에서 사진은 존재의 덧없음을 애도하는 매체가 아니라, 모든 시간이 영원한 현재로 작동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매체로 기능한다.
“망아지와 아이들이 태연히 길을 걷고, 어디서나 보이는 고단하고 메마른 얼굴들, 늙은 나무들, 그리고 끝없이 이어진 황량한 길. 그곳의 풍경이 나의 내면을 닮아서인가? 아프리카에서 난 곧바로 집에 온 기분이 들었다.” _107쪽
아프리카의 풍경은 낯설고 황량하다. 그러나 사진가는 그곳에서 이질감보다 오히려 집에 온 듯한 편안함을 느낀다. 이 역설적인 감각은 단순한 향수나 감정 이입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축적되어 온 자신과의 조우에 가깝다. 붉은 언덕을 올라가는 두 남자의 뒷모습에서 그는 아버지를 통해 들었던 할아버지의 모습을 겹쳐 보고, 어디서나 보이는 고단한 장면들을 자신의 내면과 동일시한다. 바다위를 항해하는 배를 보며 어디에도 정착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을 감지한다.
박태희는 아프리카의 땅과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동물들을 관찰과 재현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천천히 응시한다. 이때 사진은 정보를 전달하는 기록이 아니라, 존재가 스스로를 드러내는 하나의 사건이 된다. 아프리카는 더 이상 타자의 공간이 아니라, 사진가의 내면을 반사하는 거울과 같은 장소로 전환된다.
작가의 말
아프리카에서 저는 제 안의 정원을 걷고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코끼리는 기억처럼 무겁고, 꿈처럼 선명한 존재로 서 있었습니다. 낯선 풍경과 마주하는 순간마다 그 장면들은 외부 세계라기보다 제 내면의 정원에서 피어난 어떤 상징처럼 다가왔습니다. 제목 <코끼리 정원>은 제가 만난 세계와 제 안의 세계가 겹쳐진 자리의 이름입니다. 표지에 담은 바다와 빗물의 이미지 또한 그러한 감각의 연장선입니다. 그것은 현실의 풍경이라기보다 기억과 감정의 표면을 상징합니다. (중략) …책을 만들려고 사진을 바라보면서 종종 제가 어디에 있는지, 지금이 언제인지 모호해지곤 했습니다. 코끼리 잎이 싹트고 자르는 동안 제 자신의 기억과 상상들도 자라났고 제 삶이 무성한 잎을 덮은 것처럼 따뜻했습니다.
도서정보
제목 : 코끼리 정원 (The Elephant Garden)
저자 : 박태희
크기 : 234*234
쪽수 : 132쪽
언어 : 국 영문 혼용
제본 : 사철양장
가격 : 50,000원
구성 : 컬러 사진 42장 (+흑백 사진 5장)
ISBN: 9788998043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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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정원 The Elephant Gar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