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은
어떤 바람에 떨어지던 동백은
삶의 한바탕 소란함을 조용한 낙하로 삭히고
어떤 흙먼지에 구르던 동백은
꽃잎을 여미는 처연함이 있고
어떤 돌무덤에 의지하던 동백은
붉은 덩어리 한 올도 놓지 않으니
비로서 동백다운 동백이 되듯
나타났다가 홀연 사라지는
아프리카 사람은
어느 곳 어느 순간에 놓여도 그들다움이 있다.
p165
오직, 여행자로서 그가 선 그 자리에서 그 앞에 놓여진 장면들을 작은 카메라 안에 담았다. 한 이방인의 겸손한 시선이 온전히 아프리카의 그들다움을 드러낼 때, 서서히 이국의 경치를 넘어 카메라 뒤에 있던 한 사람의 삶이 사진속에서 꿈틀대기 시작한다.
늘 사무치게 그리운 어머니의 모습이 아프리카 여인의 모습위로 오버랩되고, 거칠고 투박한 땅에서 어머니의 지난한 삶이 한 그루의 나무로 자라는가 하면, 어느 새, 그 곳의 집도 사람도 땅도 하늘도, 김민호를 형성한 고향 풍경이 된다.
그가 써내려간 31편의 글들은 그의 어머니가 살아낸 힘겨운 삶을 노래한 비가였다가, 그의 삶을 성찰하는
사유였다가, 불현듯 현실 밖에서 솟아오른 상상의 세계가 동화로 펼쳐진다. 여기서 글은 사진을 설명하지 않는다. 찍혀진 사진 뒤에 밑그림처럼 묻혀있던 또 한장의 사진을 눈 앞에 꺼내 놓는 것처럼 살아오면서 어떤 아픔이 있었는지, 어떤 추억이 있었는지, 어떤 사랑이 있었는지, 아프리카를 넘어선, 삶의 이야기를 언어로 펼쳐놓은 것이다.
아프리카 하면 흔히 떠오르는 원색의 컬러도 없고, 아이들의 초롱한 눈빛 클로즈업도 없다. 밋밋한 산과 나무와 인간과 동물들 그 무엇도 도드라지지 않은 그의 사진들을 한 장 한 장 넘기면 마지막 본문 사진 옆에 쓰인 모두가 주인공인 아프리카란 구절이 명백한 사실보다는 김민호의 애절한 염원으로 읽힌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다시 첫 페이지를 열면 어머니께 바치는 그의 헌사가 이제 우리 모두의 헌사가 된다.
“시간의 바느질을 견디어내신 아름다운 어머니께 드립니다.”
김민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가정의학과 전문의 과정을
마쳤다. 2011년, 인사아트스페이스에서 사진전 Marginal land(변이의 땅)을 전시했다.
제목 : 동백꽃 아프리카
사진, 글 : 김민호
디자인 : 엄인정
출간일 : 2013년6월19일
판형 : 210*200mm
페이지수 : 168쪽
정가 : 18,000원
ISBN : 978-89-98043-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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