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타브,
두 예술가의 연주를 담은 한 권의 책
A Book of Two Artists in Concert
<옥타브>는 1985년부터 함께 살아온 필립 퍼키스와 시릴라 모젠터가 함께 만든 책이다. 필립 퍼키스는 <사진강의노트>로 한국의 독자들에게 알려진 사진교육자이자 사진가이며 시릴라 모젠터는 펠트로 작업하는 예술가다. 시릴라 모젠터가 2019년 예술가들에게 수여하는 구겐하임기금을 받으면서 부부가 둘다 이 기금을 받은 명예를 안게 되었다.
두 사람의 작업을 담은 이 책, 옥타브는 분야도, 소재도, 주제도, 무엇하나 공통된 것이 없다. 그런데 작품의 배열이 특이하다. 마치 한 사람이 한 음을 떼면, 나머지 한 사람의 연주가 시작되는 것처럼, 필립의 사진 한장 다음에 시릴라의 작품 사진 10장이 나열되고 시릴라의 작품 사진 다음에 필립의 사진 10장이 나열된다. 주거니 받거니 두 예술가의 작업은 마치 재즈의 변주처럼 어우러진다. 마치 예술이 어떻게 삶과 화음을 이루어내는지에 대한 시각적인 답변같다. 아무리 뛰어난 예술가 둘이 모여 책을 만든다고 해도 이 책의 음색과 완벽한 리듬을 흉내낼 수 있을까? 긴 세월 동안 두 사람이 함께 나눈 마음의 시간이 없다면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
시릴라 선생님의 작업은 양털로 만드는 펠트천이다. 그녀는 마치 옛날 우리나라 어머니들이 호롱불 아래 식구들의 옷을 바느질해 짓듯이 그 펠트천을 오리고 기워 작품을 만들어낸다. 작업장에는 온갖 색의 실들과 천 들이 구비되어 있고, 한 땀 한 땀 기워내는 그녀의 작품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업처럼 예측불허의 신비감으로 가득하다. 마치 동물이 막 태어났을 때, 여전히 남아있는 어미의 뱃 속 온기처럼 따스하고 끈끈하고 몽글몽글한 것이 마음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것 같다.
두 분의 이름과 옥타브란 제목 말곤 온통 분홍색이 전부인 옥타브의 표지를 볼 때마다 나는 일종의 치유되는 기분에 젖어든다. 어디에 놓여있든 가장 눈에 먼저 들어오는 분홍의 위력은 부드럽지만 또한 강인한 메시지로 다가온다.
색을 다루는 시릴라 선생님이 옥타브의 표지로 저 분홍을 택했을 때, 그 선택에 담긴 의미를 필립 선생님이 시릴라 선생님을 부르는 애칭을 듣고 깨달았다. 블루의 반대, 핑크, 마치 마법의 단어처럼 입 밖으로 나오자마자 우리의 마음을 이쁘게 만드는 색, 수많은 꽃이 분홍이듯이, 그렇게 사랑스러운 사람, 그 마음으로 수십년을 함께 살고 죽는 날까지 함께 할 것이라는 결의.
그러니까, 누구의 삶이 평탄만 하겠는가, 또 함께 하는 삶에 왜 갈등이 없겠는가, 시작이 날카로운 단음이든, 불협화음이든, 그 수많은 알갱이들이 녹아들어 만들어낸 하나의 상태, 혹은 바다, 혹은 숲의 빛깔이 저 분홍인거다. 그것이 꼭 부부란 관계만을 한정하는 것은 아닐 터, 누군가와 늘 함께 살아가는 우리 삶의 목적은 바로 이 분홍의 표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두 예술가와 그들의 작업사이의 내밀함은 수십 년동안 주체적으로 모든 것의 중요함을 목격하고 경험하고 생각한 결과로서 동등한 가치와 밀도를 지니고 있다. 언어가 있지만 그것은 비의로 존재하며 회색 음조로 표현된 영적인 존재의 수수께끼같은 구름속에 담겨 있다. 마치 대화하듯이 서로의 생각이 여기에 펼쳐있고 하나의 이미지가 다른 이미지로 녹아들며, 하나의 기호가 동시에 서로 다른 의미로 풀어지며, 동시에 탄생하는 그들의 사고를 증명하고 있다.
이 반양장 책은 마치 부드러운 베일처럼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이미지가 오버랩되듯 펼쳐진다. 훌륭한 지류, 완벽한 이미지의 배열, 그리고 실험적인 성찰의 글은 날마다 시릴라 모젠터와 필립 퍼키스가 평행선을 이루며 끊임없는 탐구와 성장의 여로를 펼쳐내는 시적이며 통찰 가득한 만화경이다. 여기에 솔직함, 성실함, 그리고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사고의 무한한 성장을 위해 존재하고, 알고, 배우고, 치열하게 노력하는 인간성이 있다." _ 앤 머레이, 포토북저널 Photo Book Journal
필립 퍼키스 Philip Perkis
공군에서 기관총 사수로 복무하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제대 후에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마이너 화이트, 도로시어 랭, 안셀 애덤스, 존 콜리어 주니어에게 사진을 배웠다.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 Pratt Institute의 사진과 교수로 40년간 재직했으며 사진학과의 학장을 역임했다. 뉴욕 대학교, 스쿨 오브 비쥬얼 아트 School of Visual Art, 쿠퍼 유니온 Cooper Union에서 사진을 강의했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워크샵을 열었다. 저서로는 50년 동안의 사진 강의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사진강의노트Teachihng Photography>, 사진집으로 <워릭 마운틴 시리즈Warwick Mountain Series>, <인간의 슬픔The Sadness of Men>, <한장의 사진, 스무 날, 스무통의 편지>, <바다로 떠나는 상자속에서>, <멕시코>가 있다. 예술가들에게 수여하는 구겐하임 재단, NEA, CAPS 의 지원금을 받았고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뉴욕 현대 미술관을 비롯한 여러 뮤지엄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시릴라 모젠터 Cyrilla Mozenter
드로잉, 펠트에 손바느질, 수제종이로 만든 조각 등 다양한 매체로 2차원과 3차원의 공간을 넘나들며 작업하는 조각가이다. 프랫예술대학의 조각과 교수로 은퇴했으며 미국 브루클린 뮤지엄과 예일대학교 아트갤러리에 작품이 소장되었고 구겐하임재단, NFA(the NY Foundation for the Arts), The Fifth Floor Foundation에서 예술기금을 지원받았다.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제목 : 옥타브
출간일 : 2020년5월10일
저자 : 시릴라 모젠터 / 필립 퍼키스
디자인 : 시릴라 모젠터 / 필립 퍼키스
번역 : 이정현 (시릴라 모젠터) / 박태희 (필립 퍼키스)
판형 : 300*250mm
페이지수 : 136쪽
언어 : 영문/국문
정가 : 70,000 원
ISBN : 978-89-98043-20-9
한정판 300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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